[2019년 문향 두 번째] 信人不如信心,信心不如信學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9-03-21 10:44:32 | 조회수 | 49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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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人不如信心,信心不如信學
남을 믿는 것은 자기 마음을 믿는 것만 못하고
자기 마음을 믿는 것은 학문을 믿는 것만 못하다
-『청성잡기(靑城雜記)』-
여러분은 가장 극적인 순간에 함께 공감하거나 자기 말을 끝까지 믿어주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인간은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의심될 때, 굳게 마음먹었던 목표가 자꾸만 흔들릴 때, 정신없이 반복되는 일과에도 내일의 태양이 있음을 믿으며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왔는데 스치는 바람에 갑자기 왜 사는지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의지하며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에게 다가가는 마음은 평소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찍이 맹자는 “잡으면 있고 놓으면 없어지는 것이 마음”이라고 하여 무형의 마음이지만 잡아야 함을 설파하였다. 마음의 상태는 칠정(七情) 곧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감정과는 조금 다른 외로움과 고독함이 있다. 외로움과 고독은 칠정의 결과물이 자신에서 기인했는지 외부와의 관계 속에서 기인했는지에 따라 구분될 수 있다. 자신의 내면의 문제에 천착해 나타나는 고독은 사유를 즐길 수 있는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자기 문제에 빠져있을 수가 있고, 관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불신과 무력감으로 빠질 수 있는데, 감정 조절을 제때 못해서 기인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간은 감정으로 드러나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 칠정이 제때 발현되게 하여 외롭지 않은 관계를 형성시키고, 때로는 자신의 존재 이유와 자신의 색깔을 찾되 근거를 찾아 사유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모든 만물이 각자 처한 곳에서 쓰이다가 대체되듯 사람 또한 타고난 업을 수행하다 점점 쇠해지고 사라져 가는 뭇 생명의 궤적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생로병사의 궤도안에서 자신의 선행으로 조화롭게 변화하며 남을 위한 헌신을 최대의 기쁨으로 여기는 것이 인간 삶의 특성이다. 남을 위해 희생했는데 궁극적으로 자신의 기쁨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은 매사에 자신만을 위하진 않았는지, 성현의 삶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살필 수 있는 공심(公心)과 학문(學問)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좋은 관계성만을 쫓다가 줏대 없는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고, 확고한 자신의 뜻과 삶이 혹 자기만 위하는 것은 아닌지 늘 묻고 배우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러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먼저 큰 뜻을 어디에 두어야할 지를 정하고 흔들림 없이 정진하되 사욕을 버리기 위한 극기복례(克己復禮) 공부를 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성대중(1732~1809)이 남긴 “남을 믿는 것은 자기 마음을 믿는 것만 못하고, 자기 마음을 믿는 것은 학문을 믿는 것만 못하다.”의 말은 새겨둘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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