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문향 첫 번째] 施人愼勿念 受施愼勿忘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9-01-31 15:43:28 | 조회수 | 5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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施人愼勿念 受施愼勿忘
남에게 베푼 것은 부디 기억하지 말고
남에게 받은 은혜는 모쪼록 잊지 말라
-『좌우명(座右銘)』-
연말연시에는 으레 한 해 동안 잘 보살펴 주신 데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리며, 새해에도 변치 않는 서로의 관계와 관심이 지속되기를 소망하는 덕담들이 오간다.
사람들의 정(情)은 서로의 마음이 작용되고 있음을 눈길로, 손길로, 정성이 담긴 소중한 것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다.
사사로운 일에 끌어들이기 위해 넌지시 건네는 뇌물은 어떤 특별한 포장을 했더라도 마음이 움직이는 정과는 분명 다르게 느껴지고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의 마음이 소통되는 사람끼리 정을 느낀다고 했을 때 어머니와 자식만큼 마음이 통하여 정감 있는 사람이 또 있겠는가.
어머니가 자식을 대하는 마음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발로이기 때문에 정은 가엽게 여기는 따뜻함이 동반된다.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은 인간 모두를 언제나 공감시킬 수 있는 유일한 소통 수단이다.
마음은 살아있는 모든 사람 속에 똑같이 내재하고 있지만, 자신의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마음의 작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어 마음을 잡는 것이 학문의 요체라고 설파한 것이 공자 맹자의 유학(儒學)이다.
아직 설날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이미 시무식이 진행되는 등 새해의 일상이 시작되었으니 새해를 자축하는 덕담 가운데, 서로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지 아닌지는 따질 것도 없이 감각적으로 아는 것이 마음으로 움직이는 인간의 특성이다.
우리 서로에게 관심과 배려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새해가 되기를 바라보자.
관심과 배려는 남을 향한 것 같지만 사실 우쭐대지 않고 만인에게 입은 은혜 갚아 나가는 일상의 자기단속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자.
후한(後漢)의 최원(崔瑗, 77~142)이라는 사람은 초서로 유명하여 초현(草賢)이라 일컬어졌다. 잠명(箴銘)을 잘 지었는데, 특히 “남의 단점은 지적하지 말고, 나의 장점은 얘기하지 말라. 남에게 베푼 것은 부디 기억하지 말 것이요, 남에게 받은 것은 모쪼록 잊지 말 것이다.〔無道人之短, 無說己之長, 施人愼勿念, 受施愼勿忘.〕”로 시작되는 그의 『좌우명(座右銘)』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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