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문향 다섯번째] 律己宜帶秋氣 處世宜帶春氣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7-06-22 18:16:40 | 조회수 | 6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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律己宜帶秋氣 處世宜帶春氣
자기 단속은 가을 기운을 띠어야 마땅하고,
사람과 함께하는 일은 봄기운을 띠어야 마땅하다.
-『유몽영(幽夢影)』-
자기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냐고 논쟁 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대개는 사건의 진실이 잘 가려지지 않는 속성이 있다. 왜냐하면, 같은 사안에서 로맨스와 스캔들의 문제는 자기를 다스리는 윤리의 문제이고, 아직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사회적 파장이 크지 않은 단계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은 항상 사회적 파장이 커야만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따라서 작든 크든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일 들이 있다. 보통 지켜야할 사회 규범들로 우리는 윤리 또는 공중도덕이라고 칭하고 이러한 것을 몸에 배도록 노력하는 것을 수신(修身)이라고 한다.
수신의 목표는 살아있는 동안 인간다운 도리를 다하며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함이다. 이때의 인간다운 도리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서 행해야 하는 일들, 예컨대 가까운 사람을 먼저 보살피고, 어진 사람을 존경하며, 알기를 정밀히 한 다음엔 안 그대로 행동하며, 자기 개인의 사욕을 막고 천리(天理)를 보존하는 일 등이다.
위와 같은 인간의 도리를 다하기 위하여 동양학에서는 자기를 다스리는 수신을 강조하였고 수신의 방법은 자신한테 엄격함을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있을 때 자세가 흐트러지고 나태하기 쉽다. 그래서 군자는 자신과 가장 치열하게 싸울 때를 홀로 있을 때로 규정하고 홀로 있을 때라도 흐트러짐이 없는 신독(愼獨)을 일상에서 실천하여 급기야 ‘홀로 잠을 잘 때 이불에도 부끄럼이 없어야 하고, 홀로 길을 갈 때 그림자에도 부끄럼이 없기’를 바랐다.
‘자기를 단속하는 일은 가을 기운을 띠어야 마땅하고 사람과 함께하는 일은 봄기운을 띠어야 마땅하다’는 말은 ‘남을 대할 땐 봄바람처럼 관대하게 하고 반면 자신에게는 가을날 서릿발처럼 엄격하게 돌아보라는 말[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과 같은 의미이다.
결국은 로맨스와 스캔들의 시비를 비켜 가고 남을 관대하게 대할 수 있는 힘은 평소 자신을 얼마나 엄정하게 다스리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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