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문향 세번째] 王者以民爲天, 而民以食爲天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7-04-24 11:43:02 | 조회수 | 73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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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者以民爲天, 而民以食爲天
왕은 백성을 하늘처럼 여기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
-『한서(漢書)』-
작년 10월 29일부터 올 3월 10일 탄핵 선고일 까지 15차례 연인원 1,243만 명 이상의 촛불민심은 급기야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대한민국은 주권재민의 민주공화국임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국민들은 또다시 사적이익을 위해 국가권력을 농단하거나, 국민들을 전쟁의 공포에 빠트리거나, 각종 정략적인 일에 휘둘리게 하여 먹고 사는 일에 열중하지 못하게 하는 자를 대한민국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
왕(王)의 역할을 일찍이 설파한 사람은 유방(劉邦)을 도와 한(漢)나라를 세운 역이기(酈食其, BC ? - BC 204)였다. 그는 “왕은 백성을 하늘처럼 여기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고 하며 백성의 근심을 없애는 것이 왕자(王者)의 중요한 일임을 깨우쳐 유방이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와 천하를 다툴 때 오창(敖倉)에 쌓인 곡식을 먼저 점령하여 민심을 얻어 전쟁을 이기는 계기를 만들었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배고프고 힘들고 억울한 일을 직접 진술하게 하고, 수령들의 가혹행위를 적발하여 백성들이 살아가는 어려움을 구제하겠다는 교지를 내리면서 첫 마디가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안하게 된다(民惟邦本, 本固邦寧)” 라고 하였다.(<세종실록> 1423년 7월 3일조)
‘유항산자 유항심 무항산자 무항심(有恒産者 有恒心 無恒産者 無恒心)’이란 말이 있다. 맹자(孟子, BC 372 - BC 289)가 등문공(滕文公)에게 한 말인데, ‘백성이 도를 행하는 것이란, 항산이 있으면 항심이 있고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는 것이다’는 뜻으로 백성은 곧 생활이 안정되어야 항심 즉, 순리를 따르고 올바른 생각과 예의염치를 알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항심을 가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원대한 계획은커녕 매 하루 버티기에 급급하며 살아가는 지극히 단순하고 초라한 백성들은 당연히 먹을 밥이 하늘이고 전부이다. 국가권력을 탐해보지도 않았고 수억 원만 넘어가도 손이 떨려 계산도 잘 되지 않는다. 다만 하루하루 땀 흘려 일하고 그 대가로 저녁상을 가족과 마주앉아 먹으며 자녀들의 포부를 들을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다. 잘 분별되지도 않는 복지정책과 관심도 없는 공약들로 편 가르고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위협적 언사로 비리 저지르지 않겠다고 외치는 사람 말고, 백성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편하게 자기 밥벌이 할 수 있게 하는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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