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문향 세번째]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05-06 16:19:21 | 조회수 | 8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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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나무는 조용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한시외전(韓詩外傳)』-
새해 새싹 새봄 새내기란 단어들이 잦아들 때쯤 곡우(穀雨)의 비가 내리곤 한다. 마치 인간들이 새롭게 정화하고 새 생명의 씨앗을 뿌리며 늘 처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가꾸며 살아가야 함을 상기시키듯 말이다.
대지는 어머니로 비유된다. 만물을 싣고 있으며 모든 생산물의 기저로 여겨지는 땅의 생명력이 바로 우리네 어머니와 닮았기 때문이다.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와 펄 벅의 『대지』를 굳이 언급할 것도 없이 땅이 주는 무한한 생명력과 그 땅을 일구며 살아온 인류의 역사는 곧 전 세계 어머니들의 생명력에 기초한 신성한 노동력의 대가일 뿐이라고 본다.
생명활동은 또 다른 생명을 낳으며 앞선 생명은 보이지 않게 되고 새 생명이 그 자리를 잇는 반복이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관계까지 끊어지진 않는다.
한 생명의 탄생은 개인의 영육(靈肉)이 새롭게 존재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가족 관계망의 탄생이고 그 중심에 어버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명을 받은 자식은 부모를 언제나 섬기며 봉양해왔다.
전해지는 말로 ‘봉격지희(捧檄之喜)’란 말은 부모님 봉양하는 일이 은거하는 선비라도 가장 중요한 일이었음을 지칭하는 말이다. 곧, 곤궁한 살림살이로 부모님을 봉양하다가 고을의 수령으로 임명한다는 격문(檄文)을 받고, 부모님 살아생전에 벼슬살이하여 이름도 내고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게 부모님을 봉양하는 기쁨을 누리고 바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물러날 줄 아는 선비의 기쁨을 말한다.
양웅(揚雄)은 “이 세상에서 오래 가질 수 없는 것은 어버이를 모실 수 있는 시간이다. 따라서 효자는 어버이를 봉양할 수 있는 동안 하루하루 날을 아낀다.”라고 하였다. 신록이 푸르고 생명이 약동하는 즈음 가정의 달이 있는 것도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다가오는 어린이, 어버이, 스승의 날에는 서로 섬길 수 있는 날이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며 봉양할 날을 아끼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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