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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문향 첫번째] 霧不能以晨爲昏 而雲不能以晝爲夜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6-03-02 13:44:26 조회수 8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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霧不能以晨爲昏 而雲不能以晝爲夜

안개가 아침을 어둡게 만들지는 못하고,

구름이 낮을 밤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상촌고(象村稿)-


 

하늘의 조화라고 해도 겨울에 연꽃을 피우고 봄에 국화꽃을 피우게 할 수는 없다.

첨단의 시대에 인간이 못하는 게 없는 것 같지만, 원인을 알지 못해 치료를 못하는 병이 얼마나 많으며,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은 또 얼마나 많은가?

고대로부터 하늘 두려운 줄 알며 살아온 인간은 마땅히 하늘도 하지 못하는 일이 있음을 알고 세상은 바꿀 대상이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며 적응해 나가야 함을 알았다. 따라서 군자는 천리(天理)의 기미(幾微)를 알아 대처하고자 공부하였다.

이 세상에 단 하루도 안개가 끼지 않는 아침이 없지만, 그 안개가 아침을 어둡게 만들지는 못하고, 이 세상에 단 하루도 구름이 끼지 않는 낮이 없지만 그 구름이 낮을 밤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천하의 일은 모두 때가 있고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이면을 볼 줄 알아야 하고 자세히 보면 볼수록 더 환해지는 것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어제 옳은 것이 오늘 그를 수 있고 어제의 적이 오늘 동지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한다는 것은 수읽기에 능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매사에 변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정상의 자리에서 아랫사람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하고 가장 힘든 처지에서도 정상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의 변화를 잡아내는 것이다.

오늘날 훌륭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고대에도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 사람이고, 지엽적인 일을 훌륭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근본 역시 확립할 수 있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통일을 바라면서 산업일꾼으로 살아온 지 70년 동안 열심히 살아왔다.

한밤중일수록 아침이 가까이 왔음을 알듯이 비록 현실이 안개와 구름에 가린 것처럼 암울해도 저 너머에 찬란한 태양을 볼 줄 알고 자강불식(自强不息)하는 자세로 나가야 한다. 이것이 자신을 다스리는 도(), 인간이 가야 할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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