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문향 여덟번째]爲好學者 不遷怒 不貳過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5-11-02 18:03:14 | 조회수 | 88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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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好學者 不遷怒 不貳過
위 호 학 자 불 천 노 불 이 과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는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고
같은 잘못을 거듭 저지르지 않는다.
-『논어(論語)』-
배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서로 본받는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어렸을 때는 자기의 못 된 행동이 습성이 되지 않기 위하여 부모님으로부터 회초리로 맞아가며 경계하고 점차 성장해가면서는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 서로 본받으려 애쓰는 것이 바로 공부요 배운다는 것이다. 본받는 대상은 가까운 친구, 부모, 스승에서부터 먼 옛날 성현이 써놓은 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무궁하다.
본받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남의 총명함을 인정해야 한다. 여기서 총명(聰明)함이란 왜곡 없이 잘 듣는 귀밝음과 직시하는 눈밝음이다. 남들이 나보다 잘 듣고 잘 보는 능력이 있음을 인정하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남의 총명함을 나만 못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천하 사람들의 총명함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본받아 실천하는 것이 바로 배우는 것이고 이는 공자의 덕행(德行) 또는 인(仁)으로 귀결된다 할 수 있다. 공자는 제자들에 대해 각각 장점을 거론하기도 하였는데 배우기를 좋아한 자는 역시 수제자 안회였고 안회가 요절하자 ‘하늘이 나를 버렸다(천상여(天喪予))’고 까지 표현하였다.
물건의 아름답고 추함은 비추는 거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물건자체에 있듯이 성냄 또한 각각의 사안에 있는데 다른 데로 전가한다면 또 다른 폐해가 될 것이다.
인문학 열풍이 한 때의 유행이 되기 않기 위해서는 호학(好學)자가 많아야 한다. 이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대담론이나 독서량에 치우치지 말고, 화낼 때 화의 근원에 집중하고 재차 잘못하지 않으려는 실천의 힘을 본받을 때에 가능하다.
『논어』 옹야(雍也)편에 공자는 “안회만큼 배우기를 좋아 한자는 없다고 하고 그는 학문을 좋아하여, 노여움을 옮기지 않고, 같은 잘못을 재차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불행히도 단명으로 죽고 말았고, 지금은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고, 학문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들어 보지도 못했다”고 회고하였다.(孔子對曰,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矣. 今也則亡. 未聞好學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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