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문향 네번째]蓬生麻中 不扶而直 白沙在涅 與之俱黑
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4-10-07 11:14:55 | 조회수 | 9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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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
蓬生麻中 不扶而直 白沙在涅 與之俱黑
봉 생 마 중 불 부 이 직 백 사 재 열 여 지 구 흑
쑥대가 삼밭에서 자라면 붙잡아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고,
흰 모래가 검은 진흙 속에 있으면 함께 검어진다.
-『순자(荀子)』-
“맹자(孟子) 집 개가 맹자 왈(曰)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교육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말이다. 곧, 관심 없던 사람도 한 가지를 오래 보고 들으면 자연히 견문이 생긴다는 말이므로 한 가지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나아가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로 널리 회자되기도 하는 것은 주변 환경이 어떠하냐에 따라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는 비유이다. 그래서 이었을까 맹자 어머니가 맹자를 가르치기 위하여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고사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교육열 높은 부모의 상징이기도 하고 소위 명문대를 많이 입학시킨다는 강남8학군을 맹신하는 신드롬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맹자 뒤에 순자(荀子)는 「권학(勸學)」편에 “봉생마중 불부이직 백사재날 여지구흑(蓬生麻中 不扶而直 白沙在涅 與之俱黑)”이라고 하여 자질이 부족하더라도 좋은 조건 아래에서 교육을 받으면 바람직한 결과를 맺을 수 있고, 타고난 재능이 좋아도 주변 환경에 따라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말로, 환경의 영향이 지대함을 역설하였다.
한참 뒤 당나라 왕적(王績)은 “붉은 인주를 가까이한 자는 붉어지고 검은 먹을 가까이한 자는 검어진다. [근주자적(近朱者赤) 근묵자흑(近墨者黑)]”라고 하여 역시 주변에 좋은 사람을 두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무엇이 좋은 환경인가를 변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단언컨대 자신한테 달려 있다고 본다. 과연 그 누가 어느 기준으로 뭇 세상 사람과 주변 환경을 좋은 것과 좋지 않은 부류로 가를 수 있겠는가? 오직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꿈과 지향점을 먼저 세우고 주변 환경을 만들어 가야한다. 이 작업은 어쩌면 평생토록 반복되기도 하고 인문학의 궁극(窮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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